독자님 안녕하세요? 빠띠 시티즌패스팀 트리입니다👋

독자님이 그리는 세상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저는 최근 친구들과 ‘내가 살아갈 미래’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은 세상을 그릴 수 있을지 상상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과 상상을 나누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생각을 현실로 만든 분을 만났습니다. 오연경 활동가님은 힘들고, 다툼이 있는 상황일수록 시민들이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며 <123 오픈컨퍼런스 : 다시 만난 세계>를 기획했습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 대화를 만들고, 운영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독자님은 어떤 주제로 대화를 만들고 싶은지 함께 상상해 보세요!

*매월 4주차 빠담빠담은 이달에 만난 동료를 키워드로 합니다. 빠띠와 함께 한 파트너를 직접 만나 나눈 이야기를 전합니다.

🌳트리 : 123오픈컨퍼런스, 이름도 정말 재밌고, 외우기 쉽더라고요! 프로젝트를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오연경 : ‘123’은 12월 3일 비상계엄의 선포와 해제라는 ‘충격과 공포의 밤’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다르게 보면 ‘123, 하나부터 차근차근’이라는 의미가 되어서 공론장을 시작하기 딱 좋은 숫자가 되었어요. 모순적으로 민주주의 발전의 주춧돌을 놓는 날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광장 민주주의에서 일상 민주주의로 옮겨가는, 안정적이고 평화롭게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며 시민성을 가꾸는 공론장의 상징으로 잘 쓰고 있습니다😊

컨퍼런스를 처음 제안했던 건 12월 9일로 기억해요. 12월 7일 집회에 순식간에 어마어마한 사람들로 꽉 찼어요. 국회에서 그 함성이 들리지 않을 리가 없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탄핵소추를 부결시켰단 말이죠. 분하고 억울하고 막막하고… 저들이 편한 곳에서 편리하게 국민을 기만할 때, 살을 에는 바람 맞으며 목이 터지라 고함치는 일을 언제까지 하란 말이냐! 우리도 편한 곳에서 편리하게 명령을 내리자!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헌법 제1조 제2항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니, 제7조 제1항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가 누구의 명령을 따라야 하는지 정확하게 구조를 짜야 한다, 광장의 폭발적인 열기를 안정적인 에너지로 전환해서 민주주의 발전의 동력으로 써야 한다, 그건 공론장부터 시작해야지. 뭐라도 하자. 는 생각에 시작했어요.

그렇게 시작했는데 민주시민교육 곁, 민주주의기술학교, 사회적협동조합 빠띠의 지지를 받고, 노무현재단이 스윽, 흥사단이 덥썩, 그래서 제가 더 놀랐어요.🤣

🌳트리 : 시민 대화의 필요성에 모두 공감했네요! 123오픈컨퍼런스만의 특징이 있나요? 

😎오연경 : 전문적인 주제로, 긴 시간에 걸쳐 열리는 대규모 회의라는 기존 컨퍼런스의 단점을 보완했어요. 그리고 참가자 지향의 상향식 대화 모델로, 하나의 주체가 아니라 다양한 주체들이 누구든지 독자적인 주제를 갖고 기획하고 참여하는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은 권력자들이 따뜻한 대통령실, 국회 안에서 국민의 명령을 거부할 때, 시민은 시린 겨울 광장에 서서 100만의 함성으로 그 견고한 권력의 벽을 헐어냈습니다. 그 허물어진 곳을 다시 낡은 것들로 채울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역사로 배웠습니다. 대통령 한 명 바뀐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광장에서 다채롭게 빛나던 형형색색은, 광장이 닫히는 순간 흑백영화 <모던 타임즈>의 컨베어벨트 위로 돌아가버린다는 것을. 함성을 울리기 위해 힘껏 한 목소리를 내야만 하는 광장에서 작은 목소리들은 묻힐 수밖에 없습니다.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공론장이 필요합니다.

민주주의의 위기는 복합적이고도 반복적입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권력을 조정하고 권력자를 선택하는 시민이 대화해야 합니다. 시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우리의 상상력을 모아 ‘다시 만날 세계’를 구체적으로 그려보자고 제안합니다.“ (제안문 일부 발췌)

🌳트리 : 곳곳에서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시민 대화를 열어보자는 제안을 낯설어하는 분도 있었을텐데요. 😮 참여자와 기획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오연경 : 기획자들은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와닿는 게 있었어요. 기획단의 빠띠 자체가 디지털 공론장이고, 민주시민교육 곁과 민주주의기술학교는 공론장 전문, 노무현재단은 깨어있는 시민들의 마당이고, 흥사단은 민주시민교육을 계속 해 온 단체니까요. 시민이 대화하고, 시민이 결정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건 비단 저희만의 생각은 아니에요. 시민사회에서는 어쩌면 당연하다 말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도 ‘천만의 연결’을 만들어 수많은 주제로 세미나, 포럼, 토론회, 집담회 등이 생겼잖아요. 

일반 시민의 생각을 듣고 나누고 대화하는 마당은 많이 펼쳐지지 않은 면도 있었어요. 주제에 대해 시간을 들여 생각해 본 사람들과, 그럴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 사이에는 어쩔 수 없는 차이가 있어요. 그런데 먼저 오래 생각해 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도 다 같은 내용을 알고 있다고 전제하기 쉽거든요. 자신도 모르게 문턱을 높이는 셈이죠. 그래서 우리는 123오픈컨퍼런스의 운용 합의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 비전문가, 상식을 가진 시민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 민주주의다.
• 주권은 국민에게 있으므로 국민이 주권을 행사하는데 기여한다.
• 시민이 이해할 수 있는 자료와 대화구조를 제공한다.
•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촉진하고, 접근성을 높인다. 
• 대화마당(의견수렴)→숙의토론(정보.의견 공유)→시민행동(실천)을 통해 효능감을 느끼는 선순환 상승구조를 반복하도록 구성한다.
• 리더십 보다 팔로워십을 지향한다.

🌳트리 : 멋진데요! 그런 만큼 더 다양한, 우리 곁의 시민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었겠어요.

😎오연경 : 그래도 많은 사람들에겐 분명히 낯설기도 한가 봐요. 광주흥사단, 제주 옹포정미소까지 합류해 대화 마당을 잔뜩 열어보니… 잘 안 되더라고요.🤣 일단 대화에 참여하면 분명히 좋아하세요. 할 말 없다고 하던 분도 시간 주면 말씀도 잘 하시고, 서로 경청하며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지만… 막상 다가서기는 쉽지 않은가 봅니다. 미국의 에브리데이 데모크라시의 대표가 “대화하면 된다”라고 발표했을 때, 우리나라 청중들이 “그러니까 대화를 어떻게 하느냐”고 질문하면 “대화하면 된다”고 답하고, 또 다음 사람이 다시 “그러니까 어떻게 대화를 하느냐”고 묻던, 웃지 못할 상황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일단 한 번 대화의 매력에 빠지면, 분명 헤어 나오질 못할 텐데…

🌳트리 : 내가 잘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할 때 ‘안전함’에 대한 걱정을 표현하는 사람이 많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게 대화에서 안전한 분위기를 만들었나요?

😎오연경 : 맞아요. 123오픈컨퍼런스의 낯섦이 대화참여를 주저하게 만드는데 한몫하지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빠띠가 신뢰를 구축한 것이 부럽고요. 대화에서 편안한 분위기와 신뢰를 만드는 건 아무래도 촉진자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촉진자의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그런 면에서 저희 기획단의 촉진자들은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습니다. 대화의 규칙, 이끎, 정리, 상황 대처에 있어서 안정감을 줄 수 있으리라고 보고요. 아직은 참가자들의 결이 비슷한 것 같기도 해요. 참가자 구성에 따라 안전함을 높이는 일도 기획자/촉진자의 몫이라고 봅니다. 

🌳트리 : 많은 시민의 참여를 보며 참 뿌듯하셨을 것 같은데요. 다양한 대화 모임을 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도 듣고 싶어요. 

😎오연경 : 인상적인 것은 모든 대화는 뿌듯함을 준다는 겁니다. 기획이 미흡해도 결론이 이상해도 결론을 반영하지 못해도, 대화할 때만큼은 기획자도 진행자도 참가자도 청중도, 모두 좋아해요. 그 순간만큼은 마법같기도 하죠.

그런데 대화 전후로는 뿌듯하지 않을 때가 더 많아요. (푸하하하) 비슷한 사람들끼리 있으면, 정보가 불균형하면, 빅마우스가 있으면, ‘답정너’라면 대화가 어그러집니다. 혹은 주최 측의 예상과 다른 결론이 날 때, 주최 측은 당황하죠. 주최 측은 대화 주제를 선정한 사람들이고, 그 주제에 대한 좋은 결론은 무엇이라는 생각이 있기에 다른 결론을 받아들이는 게 어렵기도 해요. 민주주의란 완벽한 게 아니라 지금까지 제일 나은 제도란 말이 있죠. 직접 민주주의란 불안정하고 때론 위험한 게 사실이라고 봐요.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집단에도, 나와 똑같은 한 표가 주어져 있으니까요. 우리에게 필요한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15년 전에 저와 10년 이상씩 차이 나는 그룹과 공부를 같이 한 적이 있어요. 중간중간 끼어들고 지적하고 싶었지만, 의견을 제시하는 정도로 꾹 참았어요. 그리고 보았습니다. 제가 생각한 좋은 결론에 다다르는 그들의 모습을, 때로 저도 생각하지 못했던 좋은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을. 저는 그때의 대화로 인해, 사람들에 대해 신뢰가 생겼어요.

🌳트리 : 123 오픈컨퍼런스를 진행하고, 시민 대화를 여는 과정에서 빠띠에게 기대했던 점이 있으셨나요?

😎오연경 : 디지털 공론장인 빠띠는 존재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다양하고 쉽게, 더 깊게, 더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발전하길 기대합니다. 유튜브처럼 모든 대화는 빠띠를 통한다고 인정될만큼요. 저도 그 마당에서 잘 놀아보겠습니다. 제3 섹터 시민사회의 정체성 하에요! 저희 프로젝트에 선뜻 함께한 적극성과 능동성에서, 빠띠의 미래가 창대하리란 기대감이 부풀기도 해요. 시대의 흐름을 “기깔나게” 잘 탄 빠띠와 빠띠즌들은 자부심을 느끼실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트리 : 빠띠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느꼈던 장점이 있을까요? 사용자로서의 소감도 여쭤보고 싶어요.

😎오연경 : 빠띠는 대화모임, 토론, 캠페인까지 필요한 것들을 차츰차츰 보완하면서 상상을 실현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시민으로서 직접 참여하고 싶거나 시민들과 만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빠띠는 아주 훌륭한 마당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더 많이 놀다 보면 또 필요한 놀이기구들이 생기겠죠. 그런 의미에서 123오픈컨퍼런스가 추구하는 [대화 마당(의견 수렴) → 숙의 토론(정보.의견 공유) → 시민 행동(실천)을 통해 효능감을 느끼는 선순환 상승구조]가 빠띠에서 구현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고요. 이 연결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면, 빠띠가 해낼 거라고 믿습니다!

🌳트리 : 더 많은 시민 참여를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고 싶지만,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하는 분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오연경 : 저지르세요^^ 기깔나게 준비해도, 오래 공을 들여도, 아무도 안 오기도 한다니까요. ㅋㅋㅋ 해보고 넘어져서, 왜 그럴지 고민하고 다시 일어나서 또 넘어질 준비를 해야죠. (이건 분명 저한테 하는 소리 같은데요…)

공론장을 해보고 싶으시다면 123오픈컨퍼런스에게 손 내밀어주세요.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얼마나 좋아요, 혼자가 아니라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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